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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마지막 황제

by 자몽맛에이드 2016.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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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황제>

 

 영화 '마지막 황제'는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비롯해 총 9개 부문 수상하였습니다. 그만큼 대작이라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이 영화를 처음 접하는 사람은 난해한 영화내용과 복잡한 장면 구성으로 인해 지루하고 재미없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언젠가 저도 중국사 강의를 듣다 도움이 되겠다 싶어 영화를 봤었는데, 영화를 다 보고도 감독이 의도하고 있는 바가 무엇인지 알 수없어서, 마지막 황제의 리뷰와 서평을 찾아 볼 정도 였으니까요.

 영화 '마지막 황제'는 격변하는 대내외 정세에 의해 중국의 황제 '푸이'가 평범한 시민으로 전락하게 되는 삶의 과정을 그린 영화입니다. 어떻게 보면 최근 개봉한 우리나라 영화 '덕혜옹주'와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주인공 '푸이'는 타의에 의해 세살의 나이에 황제에 오르지만, 중국이 더 이상 황제를 필요로 하지않는 현대사회로 변화함에 따라, 또 다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퇴위와 등극, 추방과 감금을 당하는 비참한 삶을 살게 되는데요, 그 모습은 영화에 고스란히 담겨 관객에게 보여집니다. 미국 아카데미 상 9개를 수상한 마지막황제, 많은 역사영화들과는 어떤 차이가 있길래 이토록 많은 상을 받았을까요?

 먼저 이 영화의 특이점 하나는 중국의 역사적 사실과 사건들을 그려냄과 동시에, 그 당대의 모습을 더욱 생생하게 보여주기위해 많은 역사적 고증을 거쳐 만들어졌다는 것입니다. (영화의 배경은 신해혁명중화민국의 탄생중일전쟁만주국의 등장 등 중국의 큰 역사적 사건을 담아내었습니다.) 스크린에 보이는 옷과 소품, 배경 등 장면 하나하나에 감독이 얼마나 세심한 배려와 고민을 하며 만들었는가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마치 그 당시 상황들을 컬러 영상으로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랄까요. 화려한 영상미와 음악도 이 영화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이 영화가 서구의 시각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입니다. 서양인들이 본 당대 중국의 모습은 어떤 것인지, 혹은 중국의 문화와 역사를 보고 느끼고 받아들였던 모든 이 총체적 문화충격을 그들은 어떤식으로 해석했고 그려냈는가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중국의 역사뿐 아니라 그 문화를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에 의의가 있는 것이지요. 격변하는 대내외 정세에 휘말려 사라져가는 청왕조와 뒤이어 나오는 중국 현대사의 시작, 그 속에서 찾아낸 마지막 황제 '푸이'라는 인물은 서양인들의 관심과 이목을 끌만큼 핫한 영화적 '소재'로 보이기 충분하다고 여겨집니다.


 영화는 황제였던 '푸이'의 기억과 삶을 시간의 흐름 순으로 보여주지 않고, 과거와 현재를 교차시켜 보여주는 방식으로 구성해 전반적으로 한 인간의 삶을 더 극적으로 보여지도록 그려냅니다. 예를 들면 영화 첫 시작 부분에 '푸이'가 포로로 잡혀온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자해를 시도하는 장면이 나오고, 그 후 나온 다음 장면은 '푸이'가 세 살의 나이에 황제로 등극해 천하를 가지게 되는 모습이 등장합니다.

 이 흐름과 구성을 보고 감독이 관객으로 하여금 '왜 저렇게 극적인 삶을 살게 되었을까?'라는 궁금증을 유발하게 하여 영화에 빠져들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또 동시에 앞으로 나올 주인공 '푸이'의 삶을 감독 자신이 어떤 형태로 그려낼 것인가를 암시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겠지요.

이 영화에서는 블록버스터, 대작의 영화들이 가진 재미와 감동의 요소는 찾아내기 힘듭니다. 대신 상을 받을만큼 영화의 예술적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가령, 인스턴트적인 재미와 감동을 보여주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영화 곳곳에 감독이 진정 영화를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가를 담아내었는데, 그것을 오브젝트나 복선을 이용해 숨겨두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서태후'에 의해 '푸이'가 다음 황제로 발탁되어 '서태후'앞에 서게 되고, 거기서 3'푸이'에게 아버지가 절을 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 둘을 둘러싼 주변 상황의 배경이 굉장히 묘한 분위기를 풍깁니다. 사방이 문으로 둘러싸인 궁에 빽빽히 들어찬 먼지, 약한 빛 줄기 하나가 새어 들어오지만 그 빛 마저도 이 어둡고 폐쇠적인 공간을 비추기엔 역부족해 보입니다. 신비스러워 보이지만 어딘가 불편한 진실을 숨기고 있는듯한 이 묘한 분위기는 관객들에게 그들의 시선으로 본 중국의 모습은 어떠했는지를 이 장면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전달하고 있다고 봅니다.

 중국이 현대로 가는 과도기 역사, 그 속에 나타난 중국 왕실 문화와 대중에 알려지지 않았던 비밀스럽고 불편한 진실들을 제 3자 서양의 시선으로 그려낸 영화 마지막 황제. 영화자체가 무겁고 지루한 면은 있지만, 아카데미 상 수상에 걸맞을 만큼 예술성이 뛰어난 영화이므로 꼭 한번 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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