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혜옹주

<영화 덕혜옹주 리뷰>

 

역사를 좋아하고 전공으로 공부했던 탓인지, 그리 영화를 즐겨보는 편은 아니지만

역사 영화가 개봉한다고 하면 대개 찾아서 보고있습니다.

역사라는 것은 과거에 이미 행해졌던 것들이고 지난 일이기 때문에 절대 그 사실들은 바뀔 수 없습니다.

다만 기록자나 후손들에 의해 왜곡 및 조작될 수는 있겠지요.

 

저는 역사라는 하나의 콘텐츠가 여러방면으로 변모할 수 있고 쓰여질 수 있지만,

어째서인지 역사적 사실과는 무관하게

너무 많은 허구가 가미되어진 콘텐츠들을 접할때면 굉장한 불편함을 느끼게 되는데,

이는 역사학을 공부했던 사람이라면

어느정도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나라 역사 중 조선사와 현대사에 관심이 많은 편인데, 그 중 왕실의 역사에 대해 관심이 많은 편입니다.

조선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 삶을 그린 영화가 개봉한다기에, 

저는 지난 주 토요일 영화관을 찾아서 관람을 했습니다. ㅎ

 

영화를 보기전에 평점 및 리뷰들을 살펴보니 대부분 후하게 줬더라구요~

잔뜩 기대를 하고 봤는데, 많이 실망했습니다,,

기억에 남는 것이라고는 손예진의 연기력과 미모정도라고 할 수 있을 정도랄까요..

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함을 참을 수 없었던 것은 비단 저만 느끼진 않았을 것이라 봅니다.

 

평들을 살펴보면 덕혜옹주라는 인물을 평소 모르고 있다가 본 사람들은 대부분 의외로 호평을 남겼지만,

우리나라 왕실이 영화에 그려진 것 만큼 나라의 독립에 애쓰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있는 이는

혹평을 쏟아내고 있었죠.

제가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생각을 가장 잘 담아내고 있다고 생각되는 글을 우연히 보게되었습니다.

 

-덕혜옹주, 누가 이렇게 황당한 왕실 미화에 공감하는가?-

링크 -> http://m.media.daum.net/m/entertain/newsview/20160816132206449

"요컨대 영화는 기이한 이중플레이를 하고 있다. 역사적 사실로 보자면 전혀 맞지 않는 허구를 마치 사실인양 풀어

놓으면서, 역사적 아픔을 운운한다. 물론 역사를 소재로 한 극영화가 반드시 사실에 충실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극

영화는 다큐멘터리가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허구적 상상을 가미하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실존인물에 대한 영

화를 만들면서, 그가 전혀 하지 않은 행위를 바탕으로 그에 대한 해석과 평가를 끌어내려 하는 것은 곤란하다."

-다음 영화평 황진미님의 글-

 

영화가 끝나고 마지막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내내 마음 한켠에서 느껴졌던 불편함이

 어떤 것인가를 글로써 표현한 칼럼이라고 봅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소견입니다. )

 

“내 가장 큰 죄는
조선왕조의 마지막 핏줄로 태어난 것입니다”
조국과 일본이 모두 버렸던 망국의 황녀,
덕혜옹주의 비극적 삶을 다룬 최초의 소설!

덕혜옹주는 2009년 권비영 장편소설로 인해 대중들로부터 널리 알려졌습니다. 

 2010년 오늘의 책으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이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세간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는데요,

저도 이때부터 책을 찾아읽고 왕실의 역사에 대해서 더욱 깊이

공부했던 것이 어렴풋이 기억이 나네요.

 

 

큰 틀에서 보자면 영화 '덕혜옹주'는 그녀의 삶을 사실에 기인하여 만든 것임은 분명하나,

후반부에 갈 수록 독립운동에 매진하는 모습만

그려낸 것은 다분히 관람객들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는 요소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는 전혀 사실과는 무관하기 때문이죠.

덕혜옹주는 일본으로 건너가 다니던 소학교 시절에도 일본옷을 입고 다녔고,

일본으로부터 왕족 특별대우를 받았습니다.

물론 어린나이에 반항하지 못하고 복종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렇다고 치더라도,

영화에서 그려낸 중년의 덕혜옹주의 삶은 너무 지나친 미화가 아닐 수 없습니다.

 

-영화 속 어린 덕혜옹주와 고종-

-고국으로 돌아가는 계획이 실패로 돌아간 장면-

 

앞서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손예진의 빛나는 연기력이였습니다.

덕혜옹주 영화에서 손예진의 연기가 없었더라면 이 영화가 이렇게 뜨지 못했으리라 생각됩니다. ㅎㅎㅎ

손예진의 연기가 이렇게까지 대단했었던가에 대해 스스로 자문할 정도라고나 할까요..

영화에 작품성을 떠나 손예진의 연기력에는 정말 박수를 보냅니다.

특히 조선으로 돌아가기위해 딸과 입국수속을 받는 장면에서, 입국거부 명단에 들어있는 것을 발견하고서

세상에 대한 불합리와 실망감에 그만 미쳐버리고 바닥에 드러눕는 장면은 소름이 돋을 정도였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그 억울함과 한이 전해졌다고나 할까요.

 

박해일의 연기도 좋았지만 라미란의 연기력이 손예진 못지 않게 돋보였는데요,

평소 라미란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가 덕혜옹주를 통해서 알게되었습니다. (ㅎㅎ)

이렇게 연기력이 뛰어났던가요.. 진중한 연기와 코믹연기를 번갈아하는데도 전혀 어색하지 않더라구요.

 

덕혜옹주를 본 소감을 간략하게 정리해보자면..

조선의 마지막 황녀 덕혜옹주는 대중의 관심을 끌기에 좋은 '소재'를 가진 인물이라고 여겨집니다.

출생부터 생을 마감하는 모든 순간이 한 편의 영화나 다를 바 없기 때문이죠.

영화 내용의 허구를 떠나서 미화의 요소가 지나치다보니 불편함 및 반감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으나,

덕혜옹주라는 영화가 나옴으로써 대중들에게 덕혜옹주라는 인물을 분명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100%의 진실을 그려내는것은 관객의 흥미를 끌기보단 지루함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지만,

덕혜옹주의 삶 자체를 조금 더 미시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그녀가 느꼈던 감정들을 표현하고 그려냈다면 더욱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그냥 저냥 제 바람이라고나 할까요... ㅎㅎ

 

덕혜옹주 영화가 개봉한지 3주도 되지않아 400만이 돌파했다고 합니다.

이 영화를 제작하는데에 손예진이 사비 10억원을 투자했다고 하는데요~ 좋은 결과로 돌아와서 축하축하~!^^

 

더운 여름 많은 사람들이 에어컨이 빵빵한 대형건물이나 영화관으로 몰린다고 합니다.

다들 덕혜옹주보러 영화관에 가보아요ㅎ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