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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의미로 쓰이는 그레셤의 법칙이란?

by 자몽맛에이드 2017.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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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화는 양화를 구축한다' 즉 가치가 낮은 것이 가치가 높은 것을 몰아낸다 혹은, 나쁜 돈이 좋은 돈을 몰아낸다라는 뜻을 가진 그레셤의 법칙(Gresham’s law). 이게 무슨 말일까?

과거 영국에서는 금이나 은으로 만든 화폐가 유통되었습니다. 보통 주화는 그 액면가와 금속의 실질가치가 일치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즉 만 원짜리 주화는 만 원어치의 금이 들어가야 하는 것이죠.

그런데 경제가 나빠지면서 화폐에 불순물이 섞어 금이나 은의 함량을 줄여서 발행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실제로 나빠진 경제로 인해 순도가 떨어지는 화폐, 즉 '악화'가 대량 생산되었고, 순도가 높은 화폐인 '양화'를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순도가 높든 낮든 간에 화폐의 액면가 가치는 같기 때문에 사람들은 순도가 높은 화폐를 자신의 집에 보관하고 순도가 낮은 화폐만을 사용하게 됩니다. 즉 악화가 양화를 몰아내는 셈인 것이죠.

"16세기 영국의 토머스 그레셤이 엘리자베스 1세에게 올린 편지에서 유래"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Bad money drives out good)’

실제로 금융가이자 정부 재정고문관이었던 헨리 8세는 화폐의 물리적 가치를 낮춤으로서 경제적 이익을 얻었습니다. 이는 은 함량을 줄인 은화를 발행, 남은 은에서 이익을 재정에 보충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이 순도가 높은 화폐는 본인이 가졌고, 악화들만 사용해, 결국 악화만 통용되게 됩니다. 이에 토머스 그레셤은 엘리자베스 1세에게‘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Bad money drives out good)’라는 글로 편지를 쓰게 된 것입니다.

그레셤의 법칙은 조선 후기 사회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흥선대원군이 경복궁 중건을 위해 상평통보의 100배의 해당하는 가치를 가진 '당백전'을 발행했는데, 당시 당백전의 실질적 가치는 상평통보보다 못했습니다.
이에 당백전에 매겨진 가치는 높으나, 실제로는 '악화'에 해당되어, 사람들이 상평통보로 값을 치르지 않고 당백전만 사용해, 결국 화폐가치 하락으로 조선은 극심한 인플레를 겪게 되었습니다. 조선에서도 악화가 양화를 몰아낸 그레셤의 법칙이 나타난 것입니다.

오늘 날 그레셤 법칙은 화폐유통법칙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경제 및 사회현상을 설명하는데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좋은 제품의 정품 소프트웨어보다 저급 제품의 불법 복사 프로그램이 더 활발하게 유통되는 현상을 들 수 있습니다. 또 인터넷이 등장했을 때는 뉴스 기사 댓글의 순기능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하지만 어느순간 여론조작의 필요성을 느낀 익명의 조직, 또한 개인이 악성댓글을 마구잡이로 만들어내는 바람에, 개인의 의견을 대변하는 댓글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지는 인터넷 문화가 만들어지기도 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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